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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멧 갈라를 장식한 헤드피스와 그 기원

  • Writer: Frenzi
    Frenzi
  • Jul 21, 2018
  • 3 min read

지난 5월, 올해도 어김없이 뉴욕에는 한 해의 가장 큰 패션계 행사 중 하나인 멧 갈라가 열렸다. 멧 갈라는 매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의 오프닝을 축하하는 자선 파티이다. 1948년 미국 패션 산업에 기념비적인 퍼블리시스트 엘리노어 램버트에 의해 시작된 이 파티는 매년 다양한 분야의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들이 참가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다. 올해 2018 멧 갈라는 디자이너 도나텔라 베르사체, 변호사 아말 클루니, 그리고 가수 리한나가 호스트가 되어 파티를 빛냈다.

멧 갈라의 또 하나의 묘미는 새 전시의 주제에 맞춰 매년 바뀌는 드레스코드다. 2017년도에는 디자이너 레이 가와쿠보를 기념하는 의미에서 ‘레이 가와쿠보와 꼼데가르송’, 2016년도에는 ‘마누스 X 마키나: 테크놀로지 시대의 패션’이 각각 주제가 되어 각기 다른 분위기의 멧 갈라를 연출했다. 2018년도 멧 갈라의 주제는 ‘천상의 몸: 패션과 가톨릭적 상상력’이었다.


올해 멧 갈라 참가자들은 특히 더 다양한 드레스와 슈트를 주제에 맞춰 선보였다. 아티스트들은 직접 교황, 수녀, 선교사, 성기사, 천사 등 다양한 가톨릭 인물들을 표현했다. 구체적으로는 가톨릭 역사 속 상징적인 인물의 오마주, 십자가와 장미 같은 가톨릭 상징을 이용한 장식과 디테일, 가톨릭 미술을 녹여 넣은 원단과 패턴 등 다양한 디자인이 등장하기도 했다. 그중 아티스트들이 착용한 다양한 양식의 헤드피스는 의상을 한층 더 주제에 어울리게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가톨릭적 상상력’이라는 주제 속에서 어떤 헤드피스가 참가자들의 머리 위를 빛냈는지, 그 디자인과 가톨릭 기원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교황의 복장을 모티브로 한 메종 마르지엘라 가운, 리한나 Getty Images

잔다르크를 재해석한 베르사체 드레스, 젠다야 David Fisher/Shutterstock

십자가 디테일의 베르사체 슈트, 채드윅 보스만 Mike Coppola/Getty Images

스테인드글라스를 연상시키는 베르사체 드레스, 지지 하디드 Kevin Mazur/Getty Images

시스틴 채플의 그림을 프린트한 베라왕 드레스, 아리아나 그란데 Getty Images

베르사체에서 만든 천사 날개를 단 케이티 페리 Andrew H. Walker/Shutterstock

 

1. 가톨릭 미술과 후광 표현


후광은 빛으로 인물의 영적인 성격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서양 미술사에서 후광이라고 하면 흔히 중세 가톨릭 미술에서 예수의 머리 주위로 둘린 원형의 빛 표현이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성경에서는 예수가 후광과 함께 등장하는 구절을 찾을 수 없다. 그렇다면 후광 표현은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 서양 미술사 속 후광 표현의 등장은 헬레니즘과 고대 로마 미술에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태양의 신 헬리오스와 아폴로, 그리고 몇몇 로마 황제를 그릴 때 빛으로 인물의 위대함을 표현하고자 했던 것이다.


영국 박물관 소장, 도자기 위에 그려진 태양의 신 헬리오스의 모습

당시의 후광은 일반적으로 위 작품에서처럼 머리 주위에 빛 광선으로 표현되었다. 후광 표현의 기원이 다른 종교였기 때문에, 최초의 기독교 미술에는 위와 같은 후광 표현을 하지 않았다. 대신 몇몇 기독교 황제들이 광선 모양의 후광 대신 간단한 원 모양의 후광 표현으로 자신들의 공식적인 초상화를 장식했다. 그 이후 4세기 중반이 되어서야 그리스도가 후광과 함께 표현되며, 5세기에는 일부 천사들도, 그리고 6세기가 되자 마리아와 다른 성인들도 후광을 넣어 표현했다. 그리고 후광은 나머지 중세 시대를 걸쳐 신성한 영혼의 표현 수단으로 널리 사용되었으며, 다양한 변형된 모양이 등장하기도 했다.


두치오 디 부오닌세냐, The Nativity with the Prophets Isaiah and Ezekiel, 1308-11

이번 멧 갈라에서는 모자이크, 판화, 조각, 그림에서 보던 후광 표현을 현실로 가져온 아티스트들의 의상이 눈에 띄었다. 간단한 원 형태부터 케이블타이를 이용한 광선 표현까지, 때로는 심플한 드레스에 헤드피스 하나만으로 가톨릭적 신성함을 전달하기도 하였다.


릴리 콜리스, 수녀복을 연상시키는 간단한 디자인의 흑백 드레스와 후광 효과를 표현한 헤드피스. 지방시 Neilson Barnard/Getty Images

엠버 허드, 캐롤리나 헤레라가 디자인한 빨간 가운에 맞춰 착용한 헤어밴드. 케이블 타이를 이용해 만들었다. 귀걸이는 제니퍼 메이어, 헤어밴드는 아파티코 Stephen Lovekin/Shutterstock

라나 델 레이, 가슴 디테일이 눈에 띄는 보헤미안 스타일의 가운과 파란 깃털 장식의 헤드피스. 구찌 Dia Dipasupil/Getty Images

자넬 모네, 검정, 흰색 디자인의 드레스와 매치한 모자. 황금색 넓은 챙 밑면이 머리 주위를 감싸며 후광을 연출한다. 마크 제이콥스 Amy Sussman/Shutterstock

2. 가톨릭과 장미

꽃은 어느 문화권에서나 사람들 사이에서 특별한 의미를 공유해왔다. 특히 중세시대를 거친 가톨릭 문화에서 장미는 여러 가지 상징과 의미를 지닌다. 묵주(rosary)와 묵주 기도의 상징이라고 하기도 하고, 단테의 신곡에서는 신의 사랑을 상징하는 꽃으로 등장했으며, 12세기부터는 그리스도의 수난을 뜻하기도 했다. 또, 붉은 장미는 순교자의 피를 상징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11에서 12세기경 클레르보의 베르나르가 성모 마리아에 대한 견해를 정립한 이후 현재까지도 장미는 성모 마리아와 순수함의 상징으로 이해되고는 한다.


2018 멧 갈라에서 장미는 십자가와 함께 가톨릭의 상징으로 의상과 소품 곳곳에 등장했다. 장미를 드레스에 새기기도, 손에 들기도 했지만 헤드피스로 머리를 장식한 아티스트도 있었다.


리타 오라, 검은 드레스와 매치한 검은 장미 장식의 헤드피스, 프라다 Matt Winkelmeyer/Getty Images

3. 가톨릭 베일

머리카락을 가리는 문화는 비단 이슬람만의 역사는 아니었다. 가톨릭 문화에서도 여성의 머리카락을 가리는 베일은 과거와 현재 모두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가톨릭에서는 주로 공공장소에 있거나 기도를 할 때 여자가 머리카락을 가리는 베일을 착용해왔다. 그 기원으로 흔히 지목되는 것은 고린전도서 11장이다. 아래 그림은 고린전도서가 쓰이고 150여 년이 지난 시점의 3세기 벽화이다. 가톨릭 여성이 베일을 쓰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Monuments of the early church, 1901, Lowrie, Walter

가톨릭 베일 문화는 시대와 문화를 거쳐 내려오면서 다양한 변형이 생기기도 했다. 적어도 18세기까지는 유럽과 그 주변 가톨릭 문화권에서는 기도할 때뿐만 아니라 공공장소에서 베일을 착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유럽에서는 법으로 결혼한 여성에게 베일을 착용하도록 했고, 그렇지 않은 여성은 매춘부나 분륜을 한 사람을 나타냈다. 다양한 문화권에 전해 내려온 베일은 현대에도 다양한 모습으로 찾아볼 수 있는데, 남부 아시아의 두파타, 동유럽의 바부슈카와 같은 스카프 형태뿐만 아니라 패시네이터나 보닛 같은 모자도 가톨릭 베일의 연장선이다.


로열 웨딩에서 디자이너 필립 트레이시의 패시네이터를 착용한 레이디 키티 스펜서 Getty Images

멧 갈라에서도 가톨릭 베일의 다양한 변형과 재해석을 볼 수 있었다. 소재, 색깔, 형태를 넘나들며 다채로운 베일이 가운과 매치되어 주목을 받았다.


니키 미나즈, 붉은 십자가 장식의 검은 베일을 오스카 드 라 렌타가 디자인한 밝은 빨간색 드레스와 매치했다. Evan Agostini/AP

마돈나, 장 폴 고티에 디자인의 가운과 매치한 화려한 십자가 왕관, 검은 베일. Angela Weiss/Getty Images

프리양카 초프라, 랄프로렌 드레스와 매치한 황금 베일이 눈에 띈다. Angela Weiss/Getty Images

올리비아 먼, 황금빛 드레스와 황금빛 베일. H&M에서 디자인했다. Jamie Mccarthy/Getty Images

 

멧 갈라를 통해 화려한 오프닝을 가진 <천상의 몸: 패션과 가톨릭적 상상력> 전시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10월 8일까지 진행된다. 전시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홈페이지: https://www.metmuseum.org/exhibitions/listings/2018/heavenly-bod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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